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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APEC과 함께 뛴다 <2> 정상회의장 장식 작품 만든 도예가 신경균씨

2005-11-15

한국미 살린 도자기 각고의 작업


"APEC 준비를 두 번만 더 하다가는 머리칼이 다 빠지겠어요. 신경써야 할 게 정말 많아요. 가마에 불 때는 것만 해도 1년에 많아봐야 세 번인데 그걸 이번에 몽땅 했습니다. 정상회의장에 들어갈 도자기 일체를 만들었죠,기업인 각료 등 동반자들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 행사도 진행해야죠."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서 '장안요(長安窯)'를 운영하고 있는 도예가 신경균(42)씨. 그의 최근 몇 달은 거의 'APEC을 위해 살고 APEC을 위해 고심한 나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벡스코의 1차 정상회의장과 양자회의실,2차 정상회의장인 누리마루 APEC하우스 등에 그가 만든 도자기 40여점이 장식됐다. 최종 낙점된 작품은 40여점이지만 가마에 구울 때는 그 숫자의 10배인 400여점을 만들어야 했다.

"때마침 개인전 준비를 하고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지난 4월 말 작품 의뢰를 받고 5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으니까 근 6개월이 걸렸네요. 처음엔 달항아리를 생각했는데 '이 시대에 맞는 그릇을 만들어 달라'는 주최 측 주문에,전통에선 약간 벗어났지만 의미있는 작품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국경도 없고 계층 간 경계도 허문다는 의미로 도자기의 굽(바닥)을 없애고 선을 살린 게 바로 그것입니다."

신씨는 또 APEC 기간에 부산을 찾은 각국 귀빈의 부인 등 동반자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그 첫 프로그램이 시행된 14일 오전 APEC 기업인자문회의(ABAC) 위원들의 부인 등 동반자 20여명이 이경훈 APEC준비단장 등과 함께 장안요를 찾았다. 신씨는 뜨거운 불에서 꺼내는 그릇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가마를 이틀째 불로 달구었다가 식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윽고 사람들이 들이닥치자 아직도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가마에서 뜨끈뜨끈한 도자기를 꺼내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불을 지피고,한국에서 나는 흙과 유약으로 빚어낸 100% 우리 그릇입니다. 전통가마는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지만 가스가마에서 구운 것보다 훨씬 아름답습니다. 높은 온도에서 오랜시간 구운 좋은 도자기는 종소리처럼 맑은 소리가 나는 법이지요."

신씨의 한마디 한마디를 주목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탄성과 함께 비명을 쏟아냈다.

"이건 한마디로 실패한 겁니다. 흙이 온도를 견디지 못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라며 신씨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큰 도자기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쳤고 사람들이 놀라서 까무러친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작품이었지만 신씨 눈에는 차지 않았던 것. 더욱이 그 도자기는 정상회의장에 들어간 것과 똑같은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지자 사람들은 더욱 웅성댔다.

"오~노(NO)~안돼요. 깨지 마세요~ 악~."

그 뒤에도 몇 갠가의 도자기가 산산조각났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한국 도자기라는 존재에 점점 몰입해 갔다.

"개인적으론 영광이기도 하지만 책임감도 많이 느껴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외국 참가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만 방문객들이 보다 여유있게 보고,느끼고,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도 남습니다."

김은영기자 key66@busanilbo.com


이 기사는 2005년 11월 15일 부산일보에 보도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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