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부산일보] 도예가가 차려 낸 조선의 밥상과 찻상

2015-05-28


도예가 신경균 작가가 조선시대 제작된 약소반 위에 직접 제작한 다완을 올려 조선시대 찻상 차림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 밥상, 찻상을 당시의 운치 있는 모습 그대로 '받을 수' 있다. 한량들이 나들이 때 들고 다녔을 목재 도시락 통에는 사발과 다완이 빼곡하다. 흡사 철가방의 원조 같아 정감이 느껴진다.

기장군 장안의 도예가 신경균의 장안요에서 마주치는 장면이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까지 날아가 전시회를 열어 화제를 모았던 작가는 이번에는 자신의 집 거실에 작품을 펼쳤다.

기장 장안요 신경균 도예가
자택 거실에서 작품 전시회
조선 고가구·현대 자기 '만남'
6월 1일부터 100일간 진행

'조선 고가구와 신경균의 그릇' 전. 30년에 걸쳐 일본에서 수집한 손때 묻은 옛 가구에 자신이 빚은 도자기 작품을 올렸다. 밥상에는 사발을, 찻상에는 다완을 얹는 식이다. 조선 고가구와 현대 도자기의 마리아주인 셈이다. 전시되는 고가구는 상과 뒤주, 책장, 서랍 등 38점이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진품입니다!" 이런 신 작가의 자신감에는 다 까닭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상당한 조선의 공예품이 일본에 넘어간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조선의 공예를 평가한 '조선을 생각한다'를 쓴 야나기 무네요시와 함께 조선 도자기·가구 수집가였던 이케다 산시로가 펴낸 '이조목공(李朝木工)'에는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 공예품이 망라돼 있다. 신 작가는 '이조목공'에 소개된 고가구 소장자를 접촉해 한 점 두 점 사들이기 시작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작품도 많아 경비가 적지 않게 들었고, 일본을 오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고가구에서 얻는 예술적인 자극이었다. 그는 "옛 가구의 비례미를 보고 있으면 현대 미술의 답이 과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요리의 독자적 경지를 개척한 기타오지 로산진이나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요리, 도예, 가구 등 종목을 가로지르는 멀티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릇을 굽는 사람이 좋은 예술가가 되려면 좋은 수집가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전시는 기장 장안요 1층, 2층에서 6월 1일부터 100일간 진행한다. 개인 컬렉션으로 이 정도 수량의 조선 고가구를 갖춘 사례가 없는데다 직접 빚은 도자기를 가구에 어울리게 맞춰낸 것 역시 전무후무하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독보적이다 .

눈에 띄는 전시품 중에 1층 전시실에 공고상(公故床)이 있다. 번상(番床)이라고도 하는데, 노비가 상을 머리에 이고 고관 앞으로 나를 때 이용했다. 앞을 내다보는 구멍과 양 측면에 손잡이 구멍이 있어 머리에 이고도 앞을 보고 걸어갈 수 있다.

2층에 올라가면 비슷한 형태의 서랍장이 다른 빛깔을 띠고 마주보고 있다. 양반 집에 쓰던 서랍엔 옻칠이, 서민은 들기름으로 칠을 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색감이 되었다.

이를 두고 신 작가는 "조선의 가구는 사용자가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조선 가구의 매력이 빛나는 순간"이라고 했다. 이 밖에 참깨를 담는 데 쓴 작은 뒤주 등 아기자기한 작품도 많아 정겹다. 무료. 010-3721-3156.

글·사진=조소희 기자 sso@busan.com

이 기사는 2015년 5월 28일 부산일보에 보도된 내용입니다.

 부산일보 기사 원문 보기 

Jang-An-Yo / Shin Gyung Kyun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하장안1길 24 
24 Hajangan-1 gil, Jangan-eup, Gijanggun, 
Busan, Korea  

E info@janganyo.com  |  T +82 51 727 6647 

Copyright © Janganyo All Right Reserved